다른우연

정의제

그대가 떠난걸
나 가끔 잊기도 하죠.
어쩌다 나도 모르게
그대의 옷을 고르고
매일 밤 마지막 그대 인사에
너무 익숙해 진거죠.
또 그럴 일 없는데
우연을 만들고 운명을 믿었던 그 때,
자꾸만 기억이 나서 그때가 그리워져서
입술이 습관처럼 불러내죠
너의 이름을 다른 곳에서
부르고 있네요. 그댈

지울 수 없는 사랑만 깊게 새겨둔 채
깊은 한 숨 속에 뭍으려 해요.
다른 우연을 만들고 없는 얘기를 만들어
날 잊지 못하게 또 전하고 있는 나야.

거짓된 사랑도 아직은 미련이 남아
이곳에 머물러 있죠.
그때가 그리워져서
겉으론 많이 웃으려 해보죠.
그게 편할 것 같아.
그래요 집착은 아니죠. 이젠

지울 수 없는 사랑만 깊게 새겨둔 채
깊은 한 숨 속에 뭍으려 해요.
다른 우연을 만들고 없는 얘기를 만들어
날 잊지 못하게 또 전하고 있는 나야.

우리 사랑하던 날 마음에 새긴
그 말 이제 생각이 나서
애꿎은 입만 틀어막고서 울어요.
언젠가 우리 헤어진다 해도
미련 두지 말자던 그 약속
아껴서 하지 못한 말
눈물에 삼킨 채
늦은 후회 속에 원망만 하죠.
다시 누굴 만난다면
습관처럼 불러내던
그 이름이 아닌 그 말만 할게요.
지울 수 없는 사랑이 깊게 새겨져서
이제 다른 사랑 하지 못해요.
다른 우연을 만들고
다른 사랑을 만들며
또 잊지 못하고
또 기억만 되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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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제 다른우연 (Another Coinc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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