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 저녁먹으러 아빠랑 탄이네 집에 갔다. 순이어머니랑 순이도 와 있었다.
흑염소탕을 했다고 큰 잔치를 벌인 것이다.
순이할머니는 오늘 연탄들여 온 것 혼자서 다 나르시고 허리가 아파서 못오셨다.
아빠가 탄이아버지 보상금 드리고 잘 말씀하셔서
탄이아버지가 다시 탄광에 나가시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그럼 탄이 중학교 보내 주실거예요?"
탄이아버지 우리 탄이는 대학교도 보내줄거다
연이 광부아저씨들이랑 선탄부 아줌마들이랑 우리들 공부하라고
광차 한 대마다 250원씩 저축을 하신단다.
탄이가 소리를 꽥꽥 지르면서 눈위에 막 딩굴었다.
나도 기분이 좋았다. 탄이어머니한테 엄마가 보내신 거라고 빨래 품삯을
드렸더니 안 받으시겠다고 했다.
순이하고 나하고 해준거니까 그 돈으로 탄이 자전거 사주라고 했더니
탄이가 또 화를 내면서 싫다고 했다.
그래서 순이할머니랑 우리엄마랑 갖다 드릴 것 한 냄비씩 받아가지고
얼른 나오려는 데 탄이가 뒤에서
탄이 야
연이 왜 또 그래?
탄이 느네집 하고
연이 응
탄이 순이네 집하고
연이 응
탄이 신문넣어 줄께
연이 응, 알았어
탄이 돈은 안내도 돼
연이 고마워
남자애들 속은 정말 모르겠다.
집에 올 때 아빠가 업어주셨다. 중학교 들어가면 안 업어주신다고 했다.
내일은 전부 다 순이할머니한테 새배가기로 했다.
내일의 중요한 일, 탄이아버지한테 갱목 자르실 때 튼튼한 걸로 골라서
똑바로 잘라주시라고 부탁하는 일. 오늘의 반성...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