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해진 나의 세계로
기억의 끄트머릴 지나
유난히 다정했던 엄마의 손을 잡던
어릴 적 나의 세계로
손목을 타고 녹아내린
커다란 얼음과자를
입안 가득 넣으면 남부러울 게 없던
조그만 나의 세계로
계절의 고도를 지나 투명한 하늘 아래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지던 나의 세계는
끝이 없는 동경들 속 거짓 없는 두 눈으로
세상을 가득 품었지
일렁이며 그때가 마음 깊숙이 피어나
작아진 놀이터로 돌아가는 거야
멈춰있던 꿈들이 다시금 여기 피어나
잊고 있었던 세상이 피어나고 있어
기억이 이끄는 세계로
잃어버린 나의 미래엔
마음속의 그려왔던 악상이 울려댈 테니
너의 내일로 달려가
갖은 이유를 수놓아 변명한 많은 밤중
끌어안은 걱정들 속 내가 나 일 수 없을 때
잊고 있던 기억 너머 나를 일으켜 주었던
작은 순간이 있었지
이어지는 마음이 시작과 끝에 피어나
꼬리에 꼬릴 물어 끊어지질 않아
멈춰있던 꿈들이 다시금 여기 피어나
잊고 있었던 세상이 피어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