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일는지 재 작년 봄일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추억 속에 숨어있던
그댈 향한 나의 마음이
계절을 따라 가지 못했나 봅니다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봄에 당신이 살고 있다는 건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봄이 당신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은
이제 와 못 잊었다
말한들 이 편지가
당신께 닿을 수 없다는 걸
잘 알지만
나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아직 당신이 그립습니다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봄에 당신이 살고 있다는 건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봄이 당신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은
시간이 흘러 흘러
봄이 돌아온다고
당신도 내게 돌아올 리
만무하지만
봄의 생명을
당신이라 생각하면서
그저 그렇게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