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심하고 정이 없고 지나가면
괜찮으니깐 버티란
말을 쉽게 내뱉던 사람
이젠 약해진 건지 그 동안 어렸던
건지 전화길 꽉 움켜쥐고
참아봤지만
늦은 밤에 전화해서 울먹거리는
모습 많이 한심할 텐데
나도 이제는 내가 살아야
할 이유 따윈 모르겠어
만만했던 모든 것이 화난 얼굴로
겁을 주며 내려다 보고
아무 빈 말이라도 좋으니깐
잠시만 내게 힘이 돼줘요
남의 걱정과 고민 따윈 지루하기만
했는데 위로 받을 자격도
없을 것 같아
할 얘기도 없으면서 끊지 못하는
모습 많이 귀찮을 텐데
다른 누군가에게 기대는 방법
전부 잊어버렸나 봐
나의 모든 잘못들과 모자람이
미치도록 선명하기에
너무도 미안하고 부끄럽지만
모른 척 나의 편이 돼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