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레가 돼가는것 같애
몽롱한 상태 동공은 탁해
누굴 탓해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와
나도 될 수 있을까
훗날 아름다운 나비가
군대를 갔다온 후론
내 몸이 부지런해진 줄 알았지
얼마 못가 그놈의
게으른 버릇은
돌아와 또 다시
세상은 바삐
돌아가는 것 같애 분명히
내 방 침대 이부자리만큼
느긋한 곳 없지
몇시야 해가 벌써
중천에 떴네
어김없이 칭얼대는 배
꼬르륵 멜로디
재떨이에 이끌려
몸 일으켜 세우고
한대 꼬나물고
TV에 나온
맛집 생각하며
지겹네 컵라면
모니털 켠 다음
접속한 폴더 직박구리
뜬눈으로 새벽까지
쓰다 말은 메모장 더블클릭
분명 어젠 죽이는
가사였는데 왠지
지금 보니까 구려
연타했지 Back space
결국 또 원점이야
핸드폰에 진동 와
또 귀찮아서 안받았네
걱정많은 엄마 전화
나도 알아 내 입으로
5년 안에 효도
한다는 약속 야속한 배는
밥달라고 꿀꿀
밥벌레가 돼가는것 같애
몽롱한 상태 동공은 탁해
누굴 탓해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와
나도 될수 있을까
훗날 아름다운 나비가
굼벵이 진드기 파리 모기
송충이 거머리 쥐며느리
곱등이 귀뚜라미 연가시
바퀴벌레 하루살이
화려한 외국 뮤비를 보면서
상상하곤 했었어
열손가락에 낀 반지와
양팔에 안긴 쭉빵걸
TV를 본 여자애들은
전부 땡우가 이상형
동창들의 흔한 대화
그 애랑 연락 좀 할걸
현실은 이틀입은
내 팬티 냄새보다 지독
질투나게 멋졌던
애들은 여전히 멋지고
패배감 끓어
뜨거워진 물 라면에 부어
밥 한술 말아먹고 나면
그제서야 배 불러
또 노트북을 열어
시작된 꿈 타령
가사속에서나
멋있는 척 유세 떨어
4비트 라인
고막에 닿을때까지
반복 Play
Hustle real hard
남들 눈에는
방구석 힙합폐인
이래 봬도 20댄데
할줄 알어 나도 SNS
왕성한 활동을 못하는 건
아마 니들 기준에 난 자랑할게
없기 때문이야
눈치도 없는
내 배꼽시계는 시끄럽게
거지가 들었나 몰라도
시간 되자마자
다시 또 배고프대
똥 만드는 기계
먹었으니까 쌀 차례
변기에 앉아 마주해
나랑 똑같은 처지의 벌레
세상이 우리집
화장실이라면 분명히
이 방은 밥벌레
들끓는 하수구
굼벵이 진드기 파리 모기
송충이 거머리 쥐며느리
곱등이 귀뚜라미 연가시
바퀴벌레 하루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