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일 제
일지 춘심을 소쩍새가 알까마는
사랑도 병인 듯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언제 어디서 보게 됐는지
나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소
연한 저고리가
햇살에 넌지시 비추는
그 그림자마저
내 눈에 어른거리오
이렇게 무서울지 몰랐소
사랑의 열병이
처음 본 순간에 빠진다는 걸
누가 믿겠소
책을 펴도
당신의 모습이
글을 써도
당신의 사연이
모든 것이 변하였소
당신을 향해 가오
도저히 어찌할 수 없소
어디에서 내려왔는지
하늘에서 내려 온 건지
그렇다면 선녀인 건지
모든 걸 포기해 버렸고
단 하나의 소원 그건 바로
그대를 곁에 두는 거
바람이 전해줄까
이렇게 떨리는 마음을
달빛은 아는지 오늘 따라
더욱 더 애절해
긴 밤을 지새우며
어제도 한 잔을 기울였소
커져가는 그리움에
나는 못내 울었소
당신과 함께라면
장원도 어렵지 않을 거요
당신이 깨어나면
아침을 정성스레 준비하리라
당신이 원한다면
여행도 주말에 한 번씩
얼씨구나
당신이 피곤하면 매일마다
어깨를 주물러 드리오
도저히 참아낼 수 없소
학문의 길 접어둔 채로
내가 어찌 하면 되겠소
나의 체통 버려둔 채로
모든 걸 포기해 버렸소
평생 살면서 이래 본 적 없소
기꺼이 당신의 곁에 살리라
청산을 같이 살리오
평생을 언약하겠소
청산을 같이 살리라
평생을 언약하겠소
청산을 같이 살리라
평생을 언약하겠소
청산을 같이 살리라
평생을 언약하겠소
청산을 같이 살리라
어쩌면 삶의 본질은
사서삼경에만 있는 건 아니야
아주 우연한 만남이 그 감정이
인생의 정답일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