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주석 재판 2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망주석 재판

사또는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어. 그러더니 무릎을 탁 치며 포졸들에게 소리쳤어.
“여봐라, 당장 가서 망주석을 끌고 오너라!”
“네? 망주석을 끌고 오라고요?”
“망주석을 재판할 것이니 얼른 끌고 오너라!”
“네에?!”
사또의 말을 들은 비단 장수와 포졸들은 기가 막혔지.
“참 내, 내가 포졸 생활이 10년째인데 망주석 같은 돌덩이를 끌고 오라는 명령은 처음 받아 보는구먼.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러게나 말일세. 하지만 사또의 표정 보았나? 호랑이도 껌벅 엎드릴 것 같이 진지하더구먼.”
“여기 망주석 앞에 다 왔네. 거참, 이 망주석을 어떻게 끌고 간담?”
“모두 힘을 합쳐야겠네. 자, 하나 둘 셋!”
망주석이 얼마나 무거운지 포졸 여섯 명이 양쪽에서 낑낑거리며 메고 왔단다. 그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은 사또가 망주석을 재판한다는 것을 알았어. 온 마을이 망주석을 재판한다는 소문으로 떠들썩했지.
“사또가 망주석을 재판한다는군.”
“세상에! 그게 정말이에요?”
“어허, 오래 살다 보니 별일을 다 보겠구먼.”
사람들은 망주석 재판을 구경하려고 우르르 몰려들었지. 돌덩이를 재판한다니 얼마나 웃긴 재판이겠어?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사또는 망주석을 향해 호통을 쳤어.
“네 이놈 망주석아, 도둑이 누군지 당장 말하렷다!”
돌덩이인 망주석이 대답할 리가 없지. 사또는 또 소리쳤어.
“도둑이 누군지 당장 말하지 않으면 곤장을 치겠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어.
“사또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러게. 망주석보고 말을 하라니.”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으면서도 사또는 또 큰소리로 말했지.
“여봐라, 저 놈이 바른 말을 할 때까지 매우 쳐라!”
“네? 망주석을 치라고요?”
포졸들도 기가 막혔지만 사또의 명령이니 어쩔 수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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