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그냥 지하철을 탔어
이어폰을 꽂고 빈자리에 앉았어
무심코 바라본 저기 건너편 자리에
너 일 리 없는데 네가 있는 거야
네가 있는 거야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기대어
너의 마지막을 떠올리게 돼
여기 내렸어야 했는데
고갤 돌려 보며 괜히 두리번 거렸어
멋쩍은 웃음에 허탈함이 새 나와
너와 닮은 미소 너인 것만 같은 느낌
너 일 리 없는데 너였으면 좋겠어
너라면 좋겠어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한 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어
우리 마지막을 떠올리게 돼
여기 내렸어야 했는데
왜 기억들은 늘 그 자리에 남아
한참 동안 사라지지 않는지
내 시간은 멈춰서 버렸는데
여기 내렸어야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지하철을 탔어
이어폰을 꽂고 빈자리에 앉았어
무심코 바라본 저기 건너편 자리에
너 일 리 없는데 너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