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 웃음소리가
못 견디도록 듣기 싫다 말하네
딱히 대꾸할 말이
생각이 나질 않는 심정이라네
아아
사랑은 멀고 미움은
가까운 이 순간 난 무얼 해야 하나
어느 책을 펼쳐 읽으니 발목이 잘린
사슴이 목 놓아 우네
굳은 그 표정 앞에선 어쩔 도리 없이
죄인이 되어버리네
나의 침묵도 나의 미소도
나의 몸짓 나의 농담
모두 다
오만한 무지의 소치네 당최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되어버려
아아
사랑은 멀고 미움은 가까운 이 순간
난 무얼 해야 하나
어느 책을 마저 읽으니 사슴은
매선 손가락질 당하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