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상봉

김주리
앨범 : 김주리 판소리 다섯마당 - 춘향가

“아가, 애미가 왔다, 정신채려라.” “밖에 누가 오셨오?” “오냐 애미가 왔다.” “어머니 이 밤중에 웬일이시오?” “오냐, 왔더라 왔어.” “오다니, 누가 와요? 한양서 편지가 왔소?
날 데려가려고 가마가 왔소?”
“편지나 가마가 왔으면 오죽이나 좋겄느냐마는, 네가 죽어가면서도 방방허든 한양 이서방인지, 이남방인지, 팔도 거지되어 여기 왔다.”
“서방님이 오시다니, 서방님이 오셨거든 나으 손에 잡혀주오. 아이고, 서방님!”
“어제 꿈에 보이던 님을 생시 보기 의외로구나. 향단아, 등불 이만끔 밝히어라. 애를 끓어 보이던 임을 생시에나 다시 보자.” 칼머리 들어 저만큼 옮겨놓고 형장 맞은 다리를 두 손으로 받쳐들고 아픈 것을 참느라고, ‘아이고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허리야.’ 뭉그적뭉그적 나오더니, 옥 문설주 부여잡고 바드드드드득 일어서며, “아이고, 서방님. 어찌이리 더디왔오? 영천수 맑은 물에 소부 허유와 놀다 왔소? 상산사호 네 노인과 바돌을 뒤다 이제 왔소? 춘수는 만사택이라더니 물이 깊어서 이제 왔소? 와병에 인사절이라, 병이 들어 이제 왔소? 책방으 계실 때는 그리도 곱던 얼굴, 헌헌장부가 다 되었네.” 춘향 모친 이 거동을 보더니, “아이고, 저렇게 잘 되어온 걸 보고도 대번 미치고 환장허네그려.” “어머니, 웬 말씀이오? 잘 되어도 내 낭군, 못 되어도 나의 낭군. 고관대작 내사 싫고 만종록도 나는 싫소. 어머님이 정한 배필 좋고 글코 웬 말씀이오?” 어사또 이 모양을 보더니 옥문 틈으로 손을 넣어 춘향 손길 부여잡고, “이애, 춘향아, 내 여 왔다. 부드럽고 곱던 손결, 피골이 상접이 되얐으니 니가 이게 웬일이냐.” “서방님 나는 내 죄로 이러거니와 귀중허신 서방님이 이 모양이 웬일이요? 내일 본관사또 생신 끝에 날 올리라고 영이 내리거든 칼머리나 들어 주고 나 죽었다 허옵거든 서방님이 삯군인 체 달려들어 나를 업고 물러 나와 우리 둘이 인연 맺던 부용당으 날 뉘이고, 내 속적삼 벳겨 내어 세 번 불러 축원허고 향단이는 머리 풀려 내 앞에 곡 시키고, 서방님 헌 옷 벗어 천금 지금으로 덮어주고 나를 묻어주되 정결한 곳 찾어가서 깊히 파고 나를 묻어 주고, ‘수절원사춘향지묘’라 여덟 자만 새겨 주시면 아무 여한이 없겄내다.” 어사또 기가 맥혀, “오냐 춘향아, 우지 마라. 내일 날이 밝거드면 상여를 탈지 가마를 탈지 그 일이야 뉘가 알랴마는, 천붕우출이라, 솟아날 궁기가 있는 법이니라. 우지를 말라면 우지를 마라.”
어사또 기가 맥혀, “춘향아. 오늘 밤만 견뎌내라. 내일보자 어허 참 기맥힌다.” 춘향모가 이 말 듣더니 “아가, 너 그 말 속 알어 듣겄냐? 한양서 여기까지 어어어 얻어먹고 왔다 그 말이다.” 집으로 돌아올 제, 춘향모가 뜻밖에 오뉴월 단술 변하듯 허는디, “자네, 어디로 갈란가?” “어디로 가? 자네 집으로 가제.” “나, 집 없네.” “아까 그 집은 뉘 집인가?” “그 집은 오과수댁 집이제.” “과수댁 같으면 더욱 좋지. 이애, 향단아, 너는 마님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내 처소는 객사 동대청 널널헌 곳이 내 처소니라.” “자네 생각 잘혔네.” 춘향 모친과 향단이를 보낸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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