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
우리 만난 지가 90일
공이 두 개가 되기까지
240시간 남았고
나를 혼자 좀 내버려 둬
생각 정리 같은 건 아냐
하루 반나절을 혼자서
이별 편지 같은 글을 써내려
너에 대한 맘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고
창문 밖이 벌써 깜깜해
이젠 말을 해야 하는데
너가 흘릴 눈물보다는
집에 가는 막차 생각에 먼저
네게 건넨 어제 썼던 편진 구겨질 테지
나는 갈게 남은 말은 없어
잘 지내야 해
나의 구멍 뚫린 마음은
술과 친구들로 채우고
금세 잊혀지는 네 얼굴
기억나지 않는 목소리
네가 다녀갔던 내 방을
춤과 음악들로 채우고
흘린 눈으로 훔쳐봤던
내 옆자리 그년 예쁘네
어딜 가느냐고 물으면
네가 피지 않던 담배래
하얀 숨을 몇 번 뱉으니
전부 사라지는 네 기억
그래 알아 이런 내 모습
더럽고 추악해졌단 걸
미친 미끄러진 사랑을
다시 돌려낼 수 없잖아
다시 돌려낼 수 없잖아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