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 사랑했었나 봐
그랬었나 봐
밥을 먹다가도
문득 네가
생각나는 걸
보니까
잘 지내는지
아프진 않은지
밥은 제때
챙겨 먹는지
하루에 한 끼조차
제대로 먹질 못해
살 사람은 살아야지
하면서도 그래
혼자서 밥 먹는 게
너무 싫어서
내 앞에 있는 네가
자꾸 떠올라서
억지로 한 숟가락을
넣어 보지만
삼키지도 못하고
또 뱉어 내
그리움을 토해 내
토해 내고 또 토해 내
이러다 정말 죽겠다는
친구들의 말도
들리지가
않아
예민한 성격 때문에
잠도 오질 않아
벌써
며칠째야
다 지나간 일인데도
자꾸 떠올라
걷게 되는 모든 길이
너와 걷던 길이잖아
사랑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잖아
나 같은 놈 만나 매일
힘들었었잖아
내가 진짜 많이
사랑하긴 했었구나
두 번 다시 사랑을 또
할 순 없겠구나
참 많이 사랑했었나 봐
그랬었나 봐
밥을 먹다가도
문득 네가
생각나는 걸
보니까
잘 지내는지
아프진 않은지
밥은 제때
챙겨 먹는지
잘 살고 있는지
날 잊고 사는지
내가 어딜 가든 뭘 먹든
뭘 하든지
사소한 것들 하나까지
챙겨 주던 사람
그때는 고마움을
몰랐었어 내가
뼛속까지 이기적인
나쁜 놈이었어
이제는 네가 없는
하루가 난 벅차
먹고살기조차 힘든
세상이 난 벅차
돌아올 거란 희망 따윈
갖지 않지만
정말 잘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을 알까
쓸데없는 걱정은 참
오지랖도 넓지
내 몸 하나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면서
누가 누굴 걱정해
너나 잘 살아
자책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다 진짜
그러게 왜 보냈어
잡지 그랬어
이제 와서 이러는 건
아니잖아 진짜
사랑했다면
붙잡지 그랬어
지켜 주겠다는 약속
지키지 그랬어
참 많이 사랑했었나 봐
그랬었나 봐
밥을 먹다가도
문득 네가
생각나는 걸
보니까
잘 지내는지
아프진 않은지
밥은 제때
챙겨 먹는지
그 버릇들은
여전한 거니
나란 놈이 그렇지
어쩔 수가 없나 봐
나란 놈이 이렇지 뭐
바뀔 수가 없나 봐
내가 다 이해했어야만
했는데 그러질 못했어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내가 다 잘못했어
그래도 안 되겠지
널 많이 사랑했었나 봐
그랬었나 봐
온통 네 생각에
네 걱정에
밥은커녕
물도 못 마셔
잘 지내야 돼
제발 아프지 말고
나 없이도
잘 살아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