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 고운 조팝나무 꽃가지 눈앞에 휘어져도
연보라 수수꽃다리 수줍은 향기로 다가와도
오래 눈 맞추고 웃을 수가 없다
지상에 내려 온 별꽃 눈빛 반짝이고
부지런한 노란 냉이꽃 발목을 휘감아도
눈 맞추고 오래 앉아 평화로울 수가 없다
곱디고운 봄까치꽃 보랏빛 눈웃음 반기고
노란 속살 민들레 낮은 미소로 말을 건네도
저 여린 꽃잎 꽃잎이
채 피우지 못한 어린 숨 같아서
너무 이르게 별이 된
안쓰러운 사월의 생명들 같아서
흩날리는 벚꽃 잎이 네 눈물 같아서
하늘에서 전해오는 소식 같아서
오래오래 그 고운 얼굴들을 마주할 수가 없다
(그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