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사월의 마지막에
어지러이 흐트러져 피어나던 한낮의 흔적
돌이키며 찾아봐도 살아남은 시간들은
어느새 그대의 혀 아래 쌓여있어
잊을 수 없는 순간들에 뒤척이며 잠들려 애써봐도
매서운 시선에 난 길을 잃고
숨죽이던 나의 마음을 달래던
길고도 낯선 날에
어두운 밤을 건너 눈이 먼다 해도
저물어 가는 노래를 외치며 앞으로 나아가
아무리 말을 걸어봐도
타들어가는 목은 그대론데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만 참았네
가여운 그림자들 모두
하나로 포개 겹쳐 두었건만
사실은 나는 아직도 이
밤이 낯설기만 하지
달이 무서워, 두 귀를 틀어 막고 울어도 들리는 소리
“너는 홀로 죽을테다. 아무도 너를 찾지 않으리”
기억나지도 않는 온기를 그리며 잠들려 애써봐도
사나운 시선에 난 길을 잃지
“숨죽이던 아이야 아직은 낯설어도
기도를 그만 두고 문을 열어라 “
살아남은 나의 마음을 바라볼
날을 기다려 본다
어두운 밤을 건너 발이 언다 해도
저물어 가는 노래를 외치며 앞으로 나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