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숲을 꿈꾸었었지요
가늠하기 힘든 맑고 깊은 산
소년의 맘은 부풀었었지요
평생을 걸어 볼 자기만의 세상
한 그루 한 그루 나물 심었죠
아직은 가녀린 묘목이지만
소년과 함께 성장하겠지요
정성을 다해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지요
어리고 허술한 소년의 숲도
건장한 나무로 가득하지요
노인이 된 소년
한그루 한그루 나물 봅니다.
늙고 지쳐가는 자신관 다른
푸르게 드리운 그늘에 누어
하늘을 보는데
벌레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숲
가까이에서 보면 전혀 다른 삶
구멍 나고 찢겨져가는 나뭇잎들 사이로
희미하게 반짝이는 햇빛
벌레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숲
가까이에서 보면 저마다 아픈
구멍 나고 찢겨져가는 아픈 상처 사이로
희미하게 반짝이는
벌레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밤
되돌아보면 그저 허무한 시간
몸부림치며 애를 써도
상처받지 않는 건 이미 죽어버린 마른 가지
벌레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밤
되돌아보면 내 것만이 아닌 삶
몸부림치며 꿈을 꿔도
피해 갈 수가 없는 푸른 잎들 사이에 저
벌레 벌레 벌레 징그러운
벌레 벌레 벌레 저리 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