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두루뭉실 도는 지구엔
하얀 눈이란 게 쏟아진대
모두 추운 거리 밖을 나와
서로 얼은 맘을 녹여간대
끌어안고 저마다 얘기를 해 기분이 좋아서 배시시 웃나 봐
밤에 거린 너무 예뻐 저기 멀리 세운 트리에
자기 안에 소원을 빌고 우리 사랑 영원할 수 있게
가끔은 사랑을 속삭이는
저 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외계별에 홀로 남아있는 내게 저건 위험한 것 같아
너무 많이 비교되니 옆구리가 많이 쓰려지는 것 같아
장미꽃에 물을 주고
바오밥 위에 올라가도
바위 같던 내 굳은살이 아이야! 하며 말랑해져
여기 있는 날 알아줘
혼자인 내 맘을 알아줘
어리숙해 보여도 안아줘
추운 날씨엔 난로가 되어줘
널 바라보는 날 알아줘
눈이 오는 날엔 안아줘
스르르륵 녹아서 너에게 줄
내 사랑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게
눈이 오며 12월이 끝나가는 저 행성은 25일이야
서로 사랑 고백하며
따스함을 간직하게 되는 그런 계절이야
위에 쪽하고 아래는 계절이 다른데
모두의 표정엔 같은 꽃이 폈네
지금 내가 눈이 올 때 쓰는 편지는 봄에 도착해
그때쯤엔 거기 별엔 하얀 눈은 안 오겠지?
그래도 나에게 보여준 그 겨울에 지었던 표정 속엔
봄에 피는 꽃님보다 따스함이 담겨있었어
여기 있는 날 알아줘
혼자인 내 맘을 알아줘
어리숙해 보여도 안아줘
추운 날씨엔 난로가 되어줘
널 바라보는 날 알아줘
눈이 오는 날엔 안아줘
스르르륵 녹아서 너에게 줄
내 사랑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게
이건 추신 세 번째 일기를 적어줄게
오늘 날씨 맑음, 여긴 2월하고 24일쯤 걸친
시간은 세 시 반 내일까지 도착은 무리겠지?
사실 난 많이 외로워 춥고 배도 고파
아니아니아니 맘이 고파
사랑이란 거를 알고 싶어
계속 끄적이는데 흰 별 고래가 유영을 해서
지나가는 자리마다 너에게 가는 길을 남겼어
이젠 갈 수 있어
날 마주한다면 알아줘
항상 널 보던 날 알아줘
상상과는 달라도 알아줘
뛰느라 지친 나를 안아줘
사랑이라는 걸 알려줘
사람이라는 걸 알려줘
기적이란 단어는 알았어
널 맨 처음 만난 날 느끼게 됐어
여기 있는 날 알아줘
혼자인 내 맘을 알아줘
어리숙해 보여도 안아줘
추운 날씨엔 난로가 되어줘
널 바라보는 날 알아줘
눈이 오는 날엔 안아줘
스르르륵 녹아서 너에게 줄
내 사랑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