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ft.IGNITO)
Ztash (지타쉬)
앨범 : Pick (ft.IGNITO)
작사 : IGNITO (이그니토), Ztash (지타쉬)
작곡 : IGNITO (이그니토), Ztash (지타쉬), A13R
편곡 : Ri$e
여전히 쌀쌀한 바람이 창에 세차게 부딪힐 때
담요를 덮고 난로를 피워 몸에 바짝 기대
그 온기가 공간을 온전히 채우지는 못해도
아늑함에 의지해 무거운 몸을 움직이네
책상 위 쌓인 것들은 몇 해가 바뀌어서
먼지로 덮이고 남겨 놓은 글자들 또한 가려져
하고픈 말이 다 못 담겨도 예정에 맞춰서
이 계절의 마지막 언저리까지는 끝마쳐줘
얇아진 끈을 붙잡고 이끌어왔던 열망은
장작 위 잠깐 타고 식어갈 불꽃이었나
그 모습은 목표와 갈피를 잃어버리고만
끝나가듯 다시 이어가는 지리한 장편의 결말
아무리 매해 말해도 내겐 아무 의미 없는
뻔한 단어들을 선택해 같은 인사를 건네네
무미건조한 말투의 이른 안부를 묻거든
그 대답은 묻어둘게 문틈 밖은 아직 어둠
오늘도 역시 얻은 것 하나 없이 또 발버둥
어느샌가 저문 해처럼 시커먼 어른
더듬거리며 닮아가네 아버지 무거운 발걸음
다 사라져 버린 수분과 짙어진 주름과
난 누군가 그 물음과
웃음과 두근거림 없어진 죽음과 배부름과
사랑이라는 단어 부드러움 다 잊은 채로
노래만 부른다
처음부터 쉽게 보이지 않아서
쉴 때도 잊지 않았어
꿈은 식지 않아서 실패도 씹지 달아서
여기서 멈추기에는 아직 소리칠 게 남아서
멍청한 척 현실 앞에서 눈을 감았어
낯선 작업실 벽들은 검은색
밥 대신 연기를 삼켰지 썩은 내
하루를 알차게 함께해 준
분노와 고통들아 잘 자 내일 봐 이젠 good night
이불 뒤집어쓰고 어두워져버린 날 위해
출발선에서 봤던 그날 위해
쓸리고 쓸린 흉터 진 살위해
수없이 뱉어 됐던 말 위해
가족의 무게를 실은 발위에
고개 들어 기도하지 달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