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적당히 고민해 봤어 우리에 대해서
미적지근한 표정으로 온도를 재고
아쉬울 정도로만 서로를 채워
친구들은 그런 우리 욕을 해
진작 우린 이렇게 될줄 알고있었지
김빠진 맥주처럼 그냥 눈물을 맺지
깡통을 닦아주듯이 휴질 갖다 대지
엉망진창 최악이야
우리가 사랑을 했단게 죄 같아
시작 없인 없었을 문제잖아
마지막으로 말할게 잘 살아줘
머리 싸맬 일 하나 없이
다음도 이따위의 출발과 끝인
그저 바랄 뿐이야 다음번은 조금만 더
더 버텨지기를
남들 하는 만큼만 하자
우리 대충 사랑해
남들 가는 곳 대충 가고
또 대충 먹고 그래
그냥 대충, 그냥 대충 잴 게 있대도 눈대중
그냥 대충 그냥 대충 빼곡하지 부재중
우리 친구로 지내고
필요한 건 부탁해
그 말이 무색하게 넌 나를 피하는 것 같애
이런 레퍼토리마저 비슷한걸 보니
우리 대충 사랑같은 걸 하긴 했나봐 그치
한동안은 애써서 허하고 어색해
실은 맘이 떠났나봐 한참 전쯤에
결말 다 봤는데 부록까지 남은 셈이지
한국어로 쓴 책인데 옮긴 이 말은 왜 붙이니
아니 어쩜 우린 다른 언어를 쓰고 있었나봐
내가 힘이 날 때 그래서 너가 지쳤나봐
내가 취해 잘 때 그래서 너가 미쳤나
아니 회상 그만하자 대충 다 기억 안 나
그냥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
그러면 된거지 뭐
대충인데 무슨 말을 더 하겠어, 됐어.
싸구려 연극의 끝은 막을 내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