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큰 사람 맨 뒤로
급식비 안 낸 사람 앞으로
병장 밑으로 연병장으로
알바 끝나고 옥탑방으로
부자가 됐지 비행운으로
그 빌어먹을 비행운으로
돌아갈래 교실 맨 뒤로
할머니 몰래 숨어있던 옷장으로
아마 처음으로 기억하는
증오했던 사람들은
98년도 월드컵 때
욕심 많았던 네덜란드 11명
올라왔네 낚시줄로
살아가네 빨간 줄로
나는 없네 아가미도
아주 좋아죽네 나를 죽인 사람들
여름마다 전학 가는 까만 아이는
섬이 될 줄 너무 몰랐지
그래 맞아 그날부터 미워했나 봐
엄마 있는 모든 사람을
시시했던 다섯 번의 겨울 강원도
마음만은 얼지 않았고
스물여덟 스물아홉 서른 새해도
내방에는 해가 길었지
손을 많이 못 타고 자라 나이를 먹어도
여자 없이 잠도 못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