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애기씨, 책방 도련님 나와겼소.”
춘향이 경불경 일어서니 향단이가 도련님을 모시고 방으로 들어가 상좌에 좌정허셨것다. 도련님이 춘향 방으 앉어 방안을 둘러보니,
[중모리]
방치레가 수수허다. 정결한 이 간방의 영창으로 간을 막고 열선도를 붙였구나. 한 편을 바라보니 상산사호 네 노인은 바둑판을 앞에 놓고 일점 이점 놓아갈 제, 어떤 노인은 학창의 입고 윤건 쓰고 백기를 손에 들고 또 어떤 노인은 갈건 야복의 흑기 들고 하도낙서 법을 찾어 놓아갈 제, 그 옆의 어떤 노인 훈수허다가 무렴을 보고 요만허고 앉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