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끝자락에 남은 당신을
아픔에 나를 가둔 그런 당신을
천천히 흘러내어 잊어버리고
흘러가 희미해질 쯤
내게도 봄은 오고
서로가 서로를 잊어 버리면
함께했던 겨울을 지워 버리면
봄날의 흔들리는 아지랭이처럼
불안한 이 내 마음을
녹여줄 수 있을까
오오 우리가
봄비에 녹지 않으면
오오 그 맘이
뿌리째 죽지 않으면
기억의 그늘이 당신을 가려도
세월의 바람이 우릴 앗아간대도
시간이 지나도 맘 변치 않으면
작아지는 내 옆을 채워줄래요
그대를 잊지 못해 울어 버리면
메마른 나의 두 손을
잡아줄 수 있나요
오오 우리가
봄비에 녹지 않으면
오오 그 맘이
뿌리째 죽지않으면
기억의 그늘이 당신을 가려도
세월의 바람이 우릴 앗아간대도
잊으려 이내 돌아서도
발길은 더 나아가질 못하고
한참을 서성이다가 그대가
울컥 쏟아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
오오 우리가
봄비에 녹지 않으면
오오 그 맘이
뿌리째 죽지 않으면
기억의 그늘이
당신을 가려도 세월의 바람이
우릴 앗아간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