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했어 도착은 아직이야
기나긴 여행 길떠난 뒤 내가
바친 시간
인생의 절반이 되는 시점까지
얼마 안남은 지금
내가 만나온 이들 덕에 조금
살만한 기분
등 뒤의 가방을 던져 놓고
나 여기에 잠깐 걸터 앉아서
반찬 없어도 맨밥에 물 말아먹듯
시원하게 털어놓고 싶은 얘기들
꺼내볼게
너네 모르게 전깃줄에 걸린
신발들이 많아
이 곳엔
북가좌동 349에 17번지
목 축이고 배 채우느라
몇 사람들은 정신없지
난 고민해 주방장에게 뭘 시킬건지
내 선택은 DEEPFRY
바짝 튀겨줘 BEAT PIE
메뉴가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잠깐 이야길 들려주려 해
순서에 상관없이 할거니까
어쩌면 내 방처럼 어수선해
질지도 모르지만 상관 없어
알만한 사람은 알테니까
무슨 얘긴지 모름 모른 대로 냅둬
이건 국밥에 다대기야
취향 차이라는 거지
따르지 않으면 다르기만 할뿐
비난 할 필요 없지
느끼지 못하면 할수도 하품
이건 날 닮은 내게 건네보는 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