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에 올라가 시선으로 큰길을 건너
인창고 넘어 보이는 야트막한 언덕
그 위에 재개발로 올려진
몇 채의 아파트
전에 살았던 땅의 기억들은 하나둘
주변의 삽질 소리에 묻혀져가네
며칠 전 돌려놨다
꺼낸 축 처진 빨래처럼
새것 같진 않아도 다시 걸쳐야 될 기억
고3 후기 골목 간만에 오른 Last year
이루펀트 1집 만들던 시절의 기억
허물은 보이는데 벗어둬 번데기야
터널을 빠져나와도 밤이니까
기도하듯 무너지는 매일의 삶이니까
꿈에서 경쟁을 빼면 운치야
그 운치가 내 음악의 영원한 중심이야
달에 가장 가까워진 나의 지붕
몸이 가볍게 떨리는 기분
언덕을 넘어도 눈앞엔
또 하나의 언덕
덕분에 나의 유년시절은
온통 땀범벅
그 냄새를 한 번도
부끄럽게 여겨본 적 없던
내게 '행복'은 손에 쥔 몇 개의 동전
그 동전조차도 나눴던
나와 내 친구들
함께 모이면 매번
초승달이 되곤 하던 두 눈
가끔 우리들 사이에
드리운 먹구름도
돌이켜 보면 당시엔
꼭 필요했던 그늘
그때 가지고 있던 동전들보다
훨씬 많은 돈이
내 손을 채워주고 있지만
그건 내가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보상쯤이란 걸 잘 알아
요즘 술을 마실 때
유독 그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해
우리에겐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이기에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를
알아듣는 이여
어디서 무얼 하던지
다 잘 살고 있길 빌어
그래 우린 때때로 같이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어
벗어나기 위해 애써도
이따금씩 혼자라고 느낄 때가 있어
사람들 틈 사이에서도
가끔씩 넌 말하곤 하지 빛나고 싶다고
달그림자 진 어두운 얼굴로
넌 이미 충분히 빛나 그러니 웃어봐
지금 이 노래는 널 위해 불러
서울의 밤은 여전히 나를
겁 많은 아이로만 멈춰있게 하는데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고쳐질까나?
날 속인 말투는 닮기 싫어
대구 사투리 발음
더욱더 진하게 마셔댔지
커피, 담배로만 덧칠한 채 걸었지만
내 버릇이란 게
한숨 쉬는 것 따윈 아니었는데
말 못할 단어로
가득 찼던 영등포 옥탑방
날 대하는 모든 이들에겐
너무나도 착한 사람으로만 보이고
싶어 하는 도착증 환자 대부분은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낙향
하지만 중독적 서울 마치 588
커피샵이나 패스트푸드 다 24시간
매 순간 필요하니까
카페인과 스스로를 위로하고
겨우 받는 포만감
오늘도 외로이 버텨냈지
이 달 위의 조난자
우린 같은 공간에서 숨 쉬지만
서로 다른 걸 바라고 있지
사람들의 말이 날
이끌어가는 대로 가면
닿을 수 있을까? 한 발 더 내딛지
어둠 속엔 내 목소리만 존재해
너도 알고 있듯 난 항상 여깄지
"나 잘하고 있니?"
찾기 힘든 답, 건조한 입술 갈라지며
의심의 싹이 자라고 있지
난 항상 여기 있어
저 태양빛처럼 빛나지 않아도
새로운 얘깃거리를 골라서
또 발을 내디뎌, 중력이 날 잡아도
귀담아들어 주는
누군가 있을 거라는 착각
또는 외로운 바람으로
허공으로 몸을 실어 팔 저어
자전의 반복 새벽이 내게 잦아들어
Here I am
그래 우린 때때로 같이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어
벗어나기 위해 애써도
이따금씩 혼자라고 느낄 때가 있어
사람들 틈 사이에서도
가끔씩 넌 말하곤 하지
빛나고 싶다고
달그림자 진 어두운 얼굴로
넌 이미 충분히 빛나 그러니 웃어봐
지금 이 노래는 널 위해 불러
그래 우린 때때로 같이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어
벗어나기 위해 애써도
이따금씩 혼자라고 느낄 때가 있어
사람들 틈 사이에서도
가끔씩 넌 말하곤 하지
빛나고 싶다고
달그림자 진 어두운 얼굴로
넌 이미 충분히 빛나 그러니 웃어봐
지금 이 노래는 널 위해 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