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집

박경환

너무 선명했어 방금 꾸었던 꿈은
마치 노예처럼 저항 한번 못했지
깨어났는데도 오래전 일인데도
바로 어제 같아 품속을 뒤적이네

어지럽혀져 있는 내 방과도 같은 곳엔
어디에도 쉴 곳은 없는데
안식을 기도했어
깊은 잠에 빠져 보고 싶어

겨울이 지나도 다시 또 겨울인 건
넋을 놓고 있던 내게만 일어난 일
사람들은 모두 거리를 걷고 있어
외투를 입은 채 너도 걷고 있겠지

매일 이어지는 꿈
나를 떠나야만 하는

죄값일까 생각을 해 봐도
도무지 내 기억엔 사랑한다던 말뿐
버려진 걸까 버리고 온 걸까
아침이 와 버린 내가 놓여 있는 작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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