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치않게 들리는 당신의 사고소식
이유는 매번 서툴기만한 그 운전솜씨
책이나 드라마에서 본대로 해봐도
결국 쉽게 지울 수 없는 자국이 남아
수 없이
사실 그 책임이
당신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지
근데 그들은 맨날 모든 원인이
당신에게 있다고 말하곤 해
모두가 당신을 가해자처럼 바라보네
소문은 순식간에 모두에게로 퍼져
주변은 당신을 데려가려는 이들로 넘쳐
때론 그들끼리 몸싸움까지 펼쳐
당신이 받은 상처는 안중에도 없어
핸들을 잡으면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더 이상 차에 탈 수 없을지도 몰라'
걸어잠근 문 구석에 던져놓은 키
어느덧 차의 존재조차 잊어버렸지
그런 당신의 운전솜씨를
비웃기라도 하듯
커다란 경적소리와 함께
추월하는 차들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는 당신을
오히려 바보취급하는
주변 친구들의 반응
지켜야 할 것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지켜보는 시선은 어찌나 날카로운지
그 모든 것들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핸들에서 두 손을 떼 아무런 말 없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해
기계는 기계일 뿐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다름아닌 따스한 말 한 마디
당신의 부족하고 미숙한 점
하나까지 모두 미소 지으며
괜찮다 말해주는 사람
아직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을 뿐이잖아
이제 내가 당신의 옆자리에 앉아
그런 사람이 되주고 싶어 매순간마다
잠깐 내 눈을 봐 겁내는 것도 '괜찮아'
살짝 고개 돌려봐 네 옆엔 내가 있어
'괜찮아 늘 함께 있어'
겁나던 언젠가
네가 내게 말해줬던 것처럼
난 네비 또는 신호등 역할은 못 해
대신 핸들을 잡아줄 수도 없네
다만 불안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볼 때마다
내가 옆자리에 앉아있음을 기억해
자, 이제 다시 두 손을 핸들 위에 올려
망설이지 말고 원하는 방향으로 돌려
서두를수록 브레이크를
밟는 횟수도 늘어
당신에게 더 이상
그런 단어는 안 어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