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어느 가을날 밤이었을 거야
문득 네 생각이 났지
갑자기 울린 전화벨 소리를 듣고
괜스레 너이길 바랐어
뭐가 괜찮은 걸까
하면서 옷을 꺼내고
티 나지 않도록 살짝 화장을 했지
너무 빨리 나가면
내 맘이 들킬까 봐
설레는 마음을
모른 척 난 숨기고
천천히 가
함께 우산을 쓰고
나란히 걸음 맞추는
가로등 불빛 아래 그림자 예뻐서
혹시 너도 봤을까
모른 척 널 바라보니
눈이 마주쳐서 어쩔 줄을 몰랐어
너와 좀 더 얘길 나누고 싶은 맘에
마시지도 않는 술을 마시고
취해가는데
무슨 말을 하려는지 머뭇거리다가
나를 좋아한다 고백하는 너
갑작스러운 너의 말에
조금 놀랬지만
왠지 모르게
난 두근거렸던걸 떨리는 맘을
애써 잡아보려 해도
안되는 걸 보니
나도 그랬나 봐
그게 사랑인가 봐
그렇게 우리의 가을날 밤 흘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