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김장훈

어릴 적 뛰어 놀던 나의 놀이터
이곳에서 꿈을 키웠지
첫사랑 함께 걷던 돌담 길마다
마음 입 맞추던 추억
그녀가 나를 떠나가던 그 밤도
이 거리를 헤매 다녔지
푸르다 못해 시퍼렇던 내 청춘
비틀대도 아름다웠어
높아진 빌딩만큼 낮아지는 꿈
그럼에도 하늘을 보며
괜찮아 괜찮아 내게 말했지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가난한 가슴에도 꽃들은 피고
괜스레 눈물 나는데
풀처럼 바람 속에 몸을 맡겨도
꺾이진 않을 거라고
커버린 내 키만큼 작아진 용기
그럼에도 하늘을 보며
괜찮아 괜찮아 네게 말하지
함께라 견뎌낼 만하다고
햇살이 눈 부신 이 거리에서
오늘도 소리쳐 본다
강처럼 흐름 속에 몸을 맡겨도
멈추진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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