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 그리도 담담한 얼굴로
가픈 숨에 들썩이는 어깨 토닥여 주곤 했지
지나보면 보잘 것도 없는 작은 꿈에 들떠있을 때도
너 그리도 서늘한 얼굴로 꾸짖어 주곤 했지 그래선 안 된다고
난 너에게 무엇을 주었나. 난 도대체 무엇을 주었나.
길을 잃을 땐 언제나 나를 붙들어 준 너에게
내가 사랑한 너에게
난 널 위해 무엇을 잃었나. 난 도대체 무엇을 잃었나.
아직 따뜻한 너의 손길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이렇게 남아 있는데
어리석은 시간은 흐르고 지친 내 영혼이
너를 찾아갔을 때 그리던 서글픈 얼굴로
내 두 손을 잡은 채 말했지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고 늦어버렸다고
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