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의 이야기

임지훈
1. 서울서 태어난 나의 친구 영아
창백한 얼굴과 좁은 어깨
바퀴 달린 의자 위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면
지붕과 하늘과 자동차소리

흰 가운을 입고있는 나를 찾아와
예쁜 미소를 지어주었지
하늘에 붉은 노을이 물들을 때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

흰 머리를 쓸어 넘기시는 어머니의 두 눈엔
슬픔이 깃들여 있어요
어머님 참 좋은 분이세요 절 보살펴 주셔요
하나님은 왜 안 그러실까

2. 눈부신 햇살 들어오는 하얀 병실에서
아무도 모르게 흘리는 눈물
하루종일 창가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면
지붕과 하늘과 자동차 소리

깊은 잠에 빠져있던 내게 다가와
맑은 미소를 지어 주었지
하늘에 붉은 노을이 물들을 때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지

저를 힘껏 안아주시는 아버지의 가슴엔
사랑이 담겨져 있어요
이 세상은 참 멋진 곳이예요 전 알고 있어요
사람들은 왜 그걸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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