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이)
여긴 또 왜 왔지
다신 안 온다고 해놓구선
근데, 혼자 울만한 곳이 여기 밖에 없어
(마술사)
이거 태워줄까?
(윤아이)
아니예요, 지금 갈꺼예요.
전에 뭐 두고 간게 있어서
잠깐 찾으러 온거예요.
(마술사)
괜찮아. 공짜로 태워줄게
(윤아이)
됐어요.
또 진짜 마법이라는 둥
이상한 소리나 하실거면서.
(마술사)
아닌데? 그냥 기계 돌릴건데?
어렸을 때의 윤아이가
해맑은 얼굴로 내게 묻는다
왜 울고 있냐고
뭐가 그렇게 슬프냐고
어른의 윤아이는
아무말도 없다가 조용히 입을 연다
바보같아서 그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계속 맴도는 이 말
너무 바보같아서
그게 너무 슬퍼서
그래서 울고 있다고 말한다
(마술사)
나랑 마술쑈 같이 하기로 결심한거야?
그래서 여기 다시 온거야?
(윤아이)
아니요
(마술사)
거짓말
그는 마치
어린 윤아이가
할 법한 말들을
그대로 말하고 있다
유치하고 철없게도
그래도
조금은 신기하지
그의 말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철없던 시절의 기억
소중한 감정들도
마치 마법처럼 일깨워준다
(윤아이)
마치 마법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