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혼자라는 것
떠나가지 말아줘요
곁에 있을 거라 했잖아요
먼저 가지 말아줘요
혼자 남게 되잖아요
몹시 무더운 여름밤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잠시 왔다가는 건가요
지금 난 홀로 헤매는데
가을밤 공기에 취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샌가 내게 남은 건
또 다시 혼자라는 것
웃음짓지 말아줘요
결국 떠날 거잖아요
얘기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어요
아마 날 우습게 보겠죠
괜한 연민은 말아요
더는 위로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괜찮은데
가을밤 공기에 취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샌가 내게 남은 건
또 다시 혼자라는 것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저녁이면 여전히
아른거리는 그대
가을밤 공기에 취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샌가 내게 남은 건
또 다시 혼자라는 것
또 다시 혼자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