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게
내 손을 덥석 잡던 너
붉게 물들인 네 손톱 좋아
하교하던 너의
뒷모습 훔쳐보던 나
길게 늘어뜨린 갈색 머리
아침도 거르고 뛰어온
버스 정류장에서
행여 네가 타고 있을까
옷매무새 가다듬던 나
32번 버스에서
줄곧 널 기다렸어
차창 너머 반짝이는 너
짐짓 딴청을 피우는 나
무심한 듯 창밖으로
시선을 던지면
불쑥 다가와 팔짱을 끼던
너의 오른팔
유독 음악을 즐겨듣던 너
고갤 흔드는 네 몸짓 좋아
버스 뒷자리엔
사람들 북적인다며
너의 옆자리만 고집하던 나
아침도 거르고 뛰어온
버스 정류장에서
행여 네가 타고 있을까
옷매무새 가다듬던 나
32번 버스에서
줄곧 널 기다렸어
차창 너머 반짝이는 너
짐짓 딴청을 피우는 나
무심한 듯 창밖으로
시선을 던지면
불쑥 다가와 팔짱을 끼던
너의 오른팔
스르르 어깨에
기대어 잠든 너의 얼굴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던 나
32번 버스에서
여태 널 기다렸어
차마 머쓱해 건네지 못한
그 전날 밤새 써둔 편지
32번 버스에서
유일하게 빛나던
맨 왼쪽 구석 창가 자리에
앉은 네 모습
32번 버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