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싸움의 끝에
결국에 나는 지워졌지만
그전에도 그다음에도 어지럽지도
슬픔 맘이 들지도 않았어
많은 게 바뀌었고 난 그대로
짧은 내 타원의 궤도 안에서
작은 내 방 안의 고민 속에서
계속되는 공전과 같은 표류
난 여기 있어
누가 날 뭐라고 불러도
난 여기 있어
태양이 사라져도
저항할 틈도 없이 내쳐진 난
쫓겨난 철학자가 사는 별
내 삶에 해방의 판결이 내려진 뒤엔
글쎄 누가 나를 잊었는지
난 여기 있어
누가 날 뭐라고 불러도
난 여기 있어
태양이 사라져도
이제는 멈춰도 된다고 말해도
누가 날 알아줘도 아님 몰라도
내 자릴 벗어난 적 없었네
매일 똑같이 돌아가네
난 여기 있어
누가 날 뭐라고 불러도
난 여기 있어
태양이 사라져도
이건 나의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 누군가의 이야기
이건 땅의 이야기
여기의 이야기 어딘가의 이야기
이건 나의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 누군가의 이야기
이건 땅의 이야기
여기의 이야기 어딘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