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진 도시의 전경이
바라보이는 빌딩의 옥상
더는 이곳을 벗어날 수 없는
어떤 소년의 이야기
사람들은 날 저주받았다 하고
멋대로 손가락질하며 피했죠
그게 난 너무 싫었죠
하지만 이제는 다르죠
사람들은 더는 두려워 하지 않죠
아니 내 존재를 인식하기나
하는 건지도 모르겠죠
지나가던 아이들이 나의 이야기를 하며
짓던 공포감 어린 표정도
그렇게나 싫어했는데 어느새 그마저 그리워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사라지긴 싫어
제발 날 잊지 말아줘
차라리 나를 계속 두려워해줘
험담이라도 나를 계속 입에 담아줘
생명이 다해 이도저도 가지 못하는
이야기가 되긴 싫어
도시의 밤이 검게 물들어 갈 때
내 이름을 다시 한번 떠올려줄래
비좁은 공간 속에 갇혀있기는 싫어
어느 날 내가 사라지면
내가 존재했단 사실을
기억해줄 사람 있을까
자유롭게 날던 광활한 도시를
지금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데
언젠가 책에서 봤던 말을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죠
사람들에게서 잊혀진 이야기는
죽은 것과도 같다고
그를 아는 이들이 모두 사라져서
아무도 전해줄 수가 없을 때
영원히 잠드는 거죠
그렇게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도시의 망령들은 이곳에 모이죠
너희들도 나처럼 사라질까봐
떨고 있진 않을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사라지긴 싫어
제발 날 잊지 말아줘
차라리 나를 계속 두려워해줘
험담이라도 나를 계속 입에 담아줘
생명이 다해 이도저도 가지 못하는
이야기가 되긴 싫어
도시의 밤이 검게 물들어 갈 때
내 이름을 다시 한번 떠올려줄래
비좁은 공간 속에 갇혀있기는 싫어
어느 날 내가 사라지면
내가 존재했단 사실을
기억해줄 사람 있을까
자유롭게 날던 광활한 도시를
지금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