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병 (Feat. 유니)

Plum
앨범 : The Letter #1
작사 : Plum
작곡 : Plum
편곡 : Plum
너와 함께 이 여름을 좀 더 새겨두고 싶어
이 풍경 속에 함께 어우러지고 싶어
전부터 여름이 맘에 들지 않았었어
그 중에서도 햇살을 가장 싫어했던 것 같아
따스하기보단 따갑게 다가와서 찌르고 가는
무신경함에 그만 질려버렸던 거야
스스로 그늘이 어울린다 생각했어
그래서 햇살을 피해다니며 여름이 지나기를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다시 그늘로 숨어버려
항상 똑같은 모습만 바라봤던 거야
남들보다 빛깔이 적던, 조금은 회색빛을 띠던
여름을 지내와서 그게 그 계절의 전부인 줄 알았어
갑작스레 네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던 그날의
여름을 그래서 더 잊을 수 없었어
비오듯 쏟아지는 땀에, 떨리는 피부에
처음 겪는 일들에 놀라서 도망쳐버렸어
너무나도 선명하게 다가오는 풍경들에
눈이 멀어버릴 것 같아 질끈 감아버렸어
1초에 두세번씩은 떨리는 가슴에
병이라도 걸린 게 아닐까 생각해버렸어
여름의 열기에 고장나버린 게 아닐까
분명 그럴 거야, 아마 이런게 일사병이란 걸까
오후 세 시의 가게 앞, 차양막 아래서
나는 여전히 햇살을 피해서 숨어다니고 있어
네가 보여줬던 여름의 조각은 참 아름다웠지만
나 홀로 발을 내딛기엔 겁이 났었어
그래도 조금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네가 손을 잡아 줄 그 시간을 기대하게 됐어
혼자서는 벅차더라도, 옆에 누군가가 있다면
조금은 쉽게 용기를 낼 수 있으니까
무색의 종이에 검은 글씨만 가득했던 일기장에
아주 천천히 다른 색깔들이 칠해지고 있어
갑작스레 네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던 그날의
여름이 나를 저 너머로 이끌고 있는걸
비오듯 쏟아지는 땀에, 떨리는 피부에
처음으로 기분이 좋다고 생각해버렸어
그렇게 가시돋친 듯 다가왔던 햇살마저
너의 곁에 있으면 이젠 따스하게 느껴져
1초에 두세번씩은 떨리는 가슴도
또 내겐 어울리지 않을 거라며 단념해왔었던
계절의 모습도, 불안하게나마 안고서
분명 빛나고 있을 한 컷 속에 지금을 남기고 싶어
아직은 잡은 손 안에 열과 땀이 남아있지만
이젠 오히려 상쾌해진 기분이 됐어
너와 함께 이 여름을 좀 더 새겨두고 싶어
이 풍경 속에 함께 어우러지고 싶어
아마도, 이런 게 일사병이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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