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 분을 보았소

최덕신

(막달라 마리아)

저도 어렸을 때는 아주 소박한 꿈을 갖고 있었어요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싶었거든요

그러나 남들보다 빼어났던 저의 미모는

제가 미처 성숙하기도 전에 그만 저를 타락하게 했습니다

저의 망가진 육체는 저의 소박한 꿈을 깨어지게 했고

저는 삶을 포기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천박한 삶을 사는

그런 여자가 되어버렸습니다

막달라의 창녀 마리아

이런 저를 어느 누구도 인격적으로 대해주지 않았어요

그분 외에는

어느 날 그분이 제 삶에 다가오셨을 때

저는 이전에 그분을 만난 적이 없었음에도

그분은 마치 저의 과거를 모두 알고 계신 것 같았어요

그분은 찢겨지고 황폐해진 제 인생을 어루만지시고 안아주셨어요

그분의 그 사랑은 저를 모든 상처와 기억들로부터 자유케 하셨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그날에

난 그분을 보았소

사람들 모두 어둠에 눌린 그날

그 분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

어둠에서 벗어나

빛 가운데로 모두 나아오네

어둠의 권세 그를 향하여

죽음의 권세 그를 대적해

하나님 아들 구세주를 죽였네

그는 십자가를 지시고

갈보리 오르셨네

너와 나의 죄를 인하여

너와 나의 어둠 때문에

(삭개오)

저는 어릴 적부터 유난히 키가 작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됐고

피해의식 속에서 늘 고립되기 십상이었죠

저는 이런 저의 인생을 만회하려고 무척 애를 썼습니다

열심히 공부도 했죠

그리고 마침내 유대인으로서는 차지하기 힘든

세리사까지 진급하긴 했지만 여전히 공허했습니다

제 주위엔 친구가 없었거든요

저의 독특한 성격 때문이었죠

그분이 저희 마을에 오신다는 소문을 듣고

저는 흥분되었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만나고픈 마음에 저도 모르게 그만

나무에 기어올랐었죠

아 그때 그분은 저에게 다가오셨습니다

그리고 저의 이름을 부르셨죠

"삭개오야 내려오라"

그리고 그분은 저의 집까지 오셨습니다

그분은 저를 인정해 주셨습니다

(거라사의 광인)

어느날부터인가 제 안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알 수 없는 어떤 세력이 저를 사로잡고

저를 미치광이가 되게 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저를 광야로 내쫓았고

저는 짐승처럼 버려진 삶을 살았습니다

어느날 그분이 나타나셨을 때

저를 사로잡고 있던 그 세력은 제게서 떠나갔고

저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분에게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분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

어둠에서 벗어나

빛 가운데로 모두 나아오네

어둠의 권세 그를 향하여

죽음의 권세 그를 대적해

하나님 아들 구세주를 죽였네

그는 십자가를 지시고

갈보리 오르셨네

너와 나의 죄를 인하여

너와 나의 어둠 때문에

'탕 탕 탕'(⇒못박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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