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움타령 하는데

김일구

아니리
이렇듯이 설리 우니 또한 군사 내 다르며 부모 생각 내 설움은 성효지심 기특허다 전장에 나와서 효성이 지극허니 너는 아니 죽고 살아가겠다 또한 군사 내 다르며

중중모리
여봐라 군사들아 늬내 설음을 들어라 너의 내 설음을 들어봐라 나는 남에 오대 독신으로 열일곱에 장가들어 근 오십 장건토록 슬하 일점 혈육이 없어 매일 부부 한탄 워따 우리집 마누라가 온갖 공을 다 드려 명산 대찰 영신당 고묘총사 석왕사 석불보살 미륵님 노구맞이 집짓기와 칠성불공 나한불공 백일산제 신중맞이 가사시주 인등시주 다리 권선 길닦이 집에 들어 있는 날은 성주 조왕 당상 천룡 중천구릉의 지신제를 지극 정성을 드리니 공든 탑 무너지며 심든 낭기가 꺾어지랴 그 달부터 태기있어 석부정부좌하고 활부정불식허고 이불청음성 목불시악색하야 십삭이 점점 차드니 하루는 해복 기미가 있구나 아이고 배야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다리야 혼미 중에 탄생허니 딸이라도 반기울 때 아들을 낳았구나 열 손에다 떠받들어 땅에 뉘일 날이 전혀 없이 삼칠일이 다 지내고 오륙 삭 넘어가니 방바닥에 살이 올라 터덕터덕 노느냥 빵끗 웃느냥 엄마 아빠 도리리 주냠질강 섬마둥둥 내 아들이지 내 아들 옷고름에 돈을 채워 감을 사 껍질 베껴 손에 들여 어루며 주야 사랑 애정헌 게 자식밖에 또 있느냐 뜻밖에 급한 난리 위국땅 백성들아 적벽으로 싸움가자 나오너라 왜난 소리 아니 갈 수가 없더구나 사당 문을 열어놓고 통곡 재배 하직헌 후 간간한 어린 자식 유정한 가솔 얼굴 안고 누어 등대며 부디 이 자식을 잘 길러 나의 후사를 전해주오 생이별 하직허고 전장의를 나왔느냐 언제나 내가 고향을 돌아가 그립든 자식을 품안에 안고 아가 응아 어루어 볼거나 아이고 아이고 내 일이야

아니리
이렇듯이 설리 우니 여러 군사허는 말이 자식 두고 생각하는 건 졸장부의 말이로다 전장에 나와 너 죽어도 후사는 전케으니 설음은 가소롭다 또 한 군사 나오면서

중모리
이내 설움 들어봐라 나는 부모 일찍 조실허고 일가친척 바이없어 혈혈단신 이내 몸이 이성지합 우리 아내 얼굴도 어여쁘고 행실도 조촐하야 종가대사 탁심헌정 일시 떠날 길이 바이없어 철 가는 줄 모를 적에 불화명 외는 소리 위국 땅 백성들아 적벽으로 싸움 가자 천하성 외는 소리 족불이 나를 끌어내니 아니 갈 수 없더구나 군복 입고 철입을 쓰고 창대 끌고 나올 적에 우리 아내 내 거동을 보더니 버선발로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나를 안고 업더지며 날 주이고 가오 살려두고는 못 가리다 이팔홍안 젊은 년을 나 혼자만 떼어두고 전장을 가라시오 내 마음이 어찌 되겠느냐 우리 마누라를 달래랄 제 허허 마누라 우지마오 장부가 세상에 태어났다 전쟁출전을 못 하고 죽으면 장부 절개가 아니라고 허니 우지 말라면 우지 마오 달래여도 아니 듣고 화를 내도 아니 듣던구나 잡았든 손길을 내 후리쳐 떨치고 전장을 나왔으나 일부지 전쟁은 불식이라 살어 가기 꾀를 낸들 동서남북으로 수직을 허니 함정에든 범이 되고 그물에 걸린 내가 고기로구나 어느 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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