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린산이
배부른산으로 변한것은
글자 한자의 차이지만
그뜻은 정반대인지 모른다
지선이의 말에의하면
옛날 이산봉우리는
용궁가는 나룻터라고 한다
그물결이 출렁이고
용궁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내 유년의 꿈속에 보이곤 했는데
바닷물이 마르다
천년쯤서 말라 들어와
입술을 다 태우고
드디어 영혼까지 다 태우려는
그 소리 되살아나는 가뭄이 드는때는
온 마을이 슬픔에 잠긴채
하루을 꼬박 굶어 눈물이되고
사나흘 계속해서 더굶어
그속에 주저 앉는다
옛날은 접어두고
마을 사람들은 다 잊었는가
곳간속에 쌀가마나 쌓아둔산은
이제 효험이 끊겼는가
날마다 허리띠 졸라메고
두손모아 비는 사람들 곁에서
서낭나무는 눈을 감는데
온마을을 움켜쥔채 귀을 막는데
바닷물이 마르다
천년쯤서 말라들어와
항상 되살아나는
배부른산 밑
내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