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를 좋아하나 봐
밥 먹고 살아가기도 바쁜데
바싹 마른 내 마음에 너란
단비가 찾아왔나 봐
나 너를 좋아하나 봐
밤 하늘만 바라봐도 행복해
가을바람이 불어와 살랑
어느새 복날은 간다
아냐 이건 주책 떠는 거야
되뇌어도 주체 안되는
내 마음을
다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정처 없이 걸어가다
시장 한 켠
닭집을 발견
향기를 맡으며
멍하니 바라보면
또 네 생각에 잠겨
숭덩숭덩 무심하게
닭 자르는 소리도
쿵덕쿵덕 심장 뛰는
장단으로 들려
투덜투덜 닭 튀기는
아저씨의 푸념도
끈적끈적 맛깔나는
랩 소리로 들려
주렁주렁 달려있는
전구는 별
출렁출렁 내 마음엔
파도가 쳐
이 아름다움을 너와 나누고 싶어
끈적끈적 양념에
비벼지는 닭강정
추적추적 비를 뚫고
네게 사 가고 싶은 감정
그저 그런 인생이지만
모든 걸 다 바쳐
너한테 주고 싶다
뭐 줄 거라고 해도
대단한 건 없지만
난 너 웃는 거 보면은
대단한 용기가 나
나도 내가 참 기가 차
이 나이 먹고 이러는 게 민망타
근데 난 지금 너를 향한 폭주 기관차
오늘 이 밤 딱 너에게
전화 걸까 걸지 말까
떨지 말자
내용부터 적어보자
조만간 밖에서
치킨에 맥주 벌컥 하고파
난 목마른 남자
얼른 먹자
벌써 쌀쌀하게 불어온다
가을바람
복날은 간다
나 너를 사랑하나 봐
밥 먹고 살아가기도 바쁜데
바싹 마른 내 마음에 너란
단비가 찾아왔나 봐
나 너를 사랑하나 봐
밤 하늘만 바라봐도 행복해
가을바람이 불어와 살랑
어느새 복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