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그늘을 산 총각

감자공주
앨범 : 감자공주의 전래동화집 Vol.4 [토끼의 재판]
옛날 어느 마을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어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만드는 그늘은 깊고 넓어서, 동네 사람들이 모두 와서 쉬어갈만큼 컸어요. 그런데, 이 느티나무는 마음씨가 고약하기로 소문난 영감의 집 바로 옆에 있었지요.
어느 더운 여름날, 욕심쟁이 영감이 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펴놓고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드르렁 쿨~ 드르렁 쿨~”
마침 더벅머리 총각이 나무 곁을 지나다가 이 모습을 보았어요.
“아유 졸려, 잠깐 쉬어갈까?”
쉬었다 가려던 총각도 그만 잠이 들고 말았어요.
얼마쯤 흘렀을까요? 욕심쟁이 영감이 잠에서 깨어났어요.
영감은 옆에서 자고 있는 총각을 보자마자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네 이놈! 주인 허락도 없이 남의 나무 그늘에서 잠을 자다니! 썩 일어나지 못해?”
총각이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어요.
“영감님, 나무 그늘에 무슨 주인이 있다고 그러세요?”
“이 나무로 말할 것 같으면,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심으신 느티나무란 말이다. 그러니 당연히 내가 주인이지! 그 누구도 이 나무 그늘에 얼씬도 해선 안되네.”
부자 영감의 말에 총각은 기가 막혔어요.
‘이런 욕심쟁이가 있나? 마을 사람들 모두의 나무를 자기 것이라고 우기다니!
어디 맛 좀 봐라~!’
총각은 부자 영감을 혼내주기로 했어요.
“영감님, 저한테 이 나무 그늘을 파는 건 어때요?”
부자 영감은 돈 벌 생각에 귀가 솔깃했어요.
‘이런 멍청한 녀석을 봤나? 낄낄낄…’
부자는 콧구멍을 벌렁거리면서 웃음을 참으며 말했어요.
“그래? 조상님이 주신 귀한 나무그늘이나, 내 오늘 자네에게 특별히 싸게 팔겠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얼마인가요?”
“원래 30냥인데, 오늘은 날도 더우니 열 냥만 내게.”
“예, 여기 열 냥 있습니다요. “
“다음에 무르자고 하면 절대 안되네. 알겠나?”
“네 그러믄요.”
나무그늘을 산 총각은 나무그늘에 벌러덩 드러누웠어요.
“영감님, 이제부터 제 나무 그늘이니, 좀 나가 주시지요?”
“허허허, 그러지. 이제 자네 것이니까.”
영감은 싱글벙글하며, 열 냥을 주머니에 넣고 짤랑짤랑하며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나무그늘은 점점 부자 영감의 집 쪽으로 길어지더니, 마침내 나무 그늘은 부자 영감의 집 마당까지 옮겨갔어요.
‘자, 이제 시간이 되었구만!’
총각은 성큼성큼 걸어서 부자영감의 집 안으로 들어갔어요.
“아니, 남의 집엔 왜 들어오는 게냐? 썩 나가지 못해?”
“하하하, 영감님, 여기는 제 그늘입니다. “
돈을 받고 나무 그늘을 판 영감은 총각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총각은 부자 영감의 마당에서 팔짝팔짝 뛰고 뒹굴뒹굴 구르며 한참을 돌아다녔어요.
“새로 산 나무그늘이 이렇게도 넓은 놀이터가 될 줄이야! 시원하고 조오타! “
그러는 사이, 그늘은 점점 더 길어져서 안방까지 들어갔어요. 총각은 대청마루를 지나 안방까지 들어가 저벅저벅 걸어다니는 것이었어요.
그러다가 안방에 들어가 이부자리 위에 벌러덩 누웠지요.
“어허, 부잣집이라 이불도 폭신폭신하니 좋다!”
부잣집 식구들이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아니,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오는 거에요?”
“여기는 제 나무 그늘이지요. 오늘 낮에 영감님께 이 나무그늘을 샀답니다.”
식구들은 총각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어요.
“영감, 당신이 정말 나무 그늘을 팔았쑤?”
“아버지, 얼른 돈을 돌려주고 저 사람을 내쫓아요!”
“조금만 기다려봐. 조금 있으면 해가 질 테니 저 녀석도 집에 갈거야.”
저녁이 되어 그늘이 사라지자, 총각은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총각은 매일 부잣집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어요.  
마당에서 앉았다 일어났다 굴렀다가 자빠졌다하면서 신나게 놀더니, 대청마루에 앉아 싸 온 밥을 먹고, 안방에 드러누워 쿨쿨 잠을 잤어요. 그러다가 동네 사람들을 죄다 그늘로 불러들였지요 부자 영감의 집은 날마다 사람들로 북적북적했어요.
“여보, 저 사람 때문에 못 살겠어요. 당장 돈을 돌려주라니까요! ”
식구들의 아우성에 부자 영감도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
“여보게, 그늘을 다시 나에게 팔게나. 내가 스무냥을 줄테니, 다시 내게 팔게.”
총각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어요.
“이렇게 좋은 그늘을 겨우 스무냥에 팔라고요? 안 팔아요.”
“안 팔아? 그, 그럼, 삼십 냥을 줄 테니 팔게.”
부자 영감은 총각에게 사정사정했어요.
“이 그늘을 사고 싶으면 만 냥을 내십쇼.”
“마, 마, 만냥을 내라고?”
부자 영감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문이 막혔어요.
이 모습을 지켜 본 동네 사람들은 입을 모아 영감을 놀렸어요.
“그렇게 욕심을 부리더니, 꼴 좋~다.”
“영감님이 만냥을 주고 다시 그늘을 살까요? 안 살까요? 호호호.”
“하하하! 이히히!”
부자 영감은 너무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졌어요. 결국 욕심쟁이 영감은 가족들과 함께 부랴부랴 마을을 떠나고 말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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