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걸음 더운 여름
더딘 행동 무딘 감정
멀어진 거리만이 우리 사일 좁혀주지
어색한 분위기는 빗소리가 채워주고
차오른 높은 습도에 이미 많이 썩어있어
여름이 지나가도 우리에겐 가을이 오겠지
익어진 감정들로 고갤 숙이겠지
빛바랜 추억들도 다 부서지겠지
흩어진 조각들을 담을 순 없겠지
차가워진 바람에
말라버린 바람들
하나둘씩 다 떨어져 간다.
빠른 걸음 추운 겨울
멈춘 행동 아린 감정
좁아진 거리에도 우리사인 막혀있지
어색한 분위기는 베일 듯 얼어붙고
건조한 장작들은 이미 재가 되고 없어
겨울이 지나가도 우리에겐 봄은 안 오겠지
잘려진 감정들로 텅 비어 가겠지
한 겹의 기대들도 녹아 내리겠지
깨어진 조각들에 닿을 순 없겠지
엇갈리는 눈길
그 눈길 위에서
남김 없이 다 사라져갔다.
무더웠던 무서웠던
여름의 끝 붙잡아도
가을 바람에 날린다
하나둘씩 다 보낸다
차가웠던 또 길었던
겨울의 끝 붙잡아도
봄 바람에 다 날린다
모든 것을 다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