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 맘 꺼낼 수 없어서
그저 네 곁을 맴돌았나 봐
버릇처럼 너를 밀어내고
나를 속이는 게 익숙해졌나 봐
나의 걱정은 농담 뒤에 숨어서
놀리듯 챙겨주는 맘였지
너는 모르게 부담이지 않게
너를 좋아하는 맘은 알 수 없게
가끔은 또 알아주었으면
나도 모를 나의 맘까지도
길고 긴 날을 건너서
내가 더 어른이 되면
언젠가 꺼내 볼 수 있을까
그저 굼뜨게 기울어진 달을
따라 하루는 지나간다
나도 안다고 한걸음 다가서면
숨이 닿을 것 같던 거리와
서로의 맘이 같은 곳을 보고 있어도
되려 손사래치던 내가 느려서
너는 답답해했지
그럼에도 알아주었으면
나도 모를 나의 맘까지도
길고 긴 날을 건너서
내가 더 어른이 되면
언젠가 꺼내볼 수 있을까
이따금 다른 내가 되었으면
미련한 밤을 지나 너에게 달려
가득 안고서 사랑한다고
내가 너무 늦어 미안하다고
그때 무심히 우릴 비추는 달
서툰 내가 나라서 정말 미안해
성글게 모인 별들아
나의 바람을 품어주렴
그 언젠가 꺼내볼 수 있도록
그저 조용히 스러지는 달을
따라 하루는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