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곁에 있을 것 같던
그대가 날 떠나가고
그대가 채웠던 자리는
찬 바람이 가득한데
정말 살짝 분 바람에
바닥에 나뒹구는 낙엽처럼
당신도 그 바람따라 흘러간걸까
그대에게 난 어떤 사람이였을까
그저 내 눈앞에 낙엽같았을까
우린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그런 가벼운 사이였나
누구였을까 그대 그리고 난
남은 우리의 계절엔
봄 여름만 있을 줄 알았어
서로를 몰랐을 땐 평생이
가을과 겨울이였으니까
하지만 또 다시 푸른 계절은 지나고
갈색빛으로 덮힌 거리는
익숙한듯 낯선데
느낌이 좋지 않아 더 이상
변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근데 어쩌나 어쩌나 어쩌나
이미 변해버린 이 계절은
다시 겨울
이 쓸쓸한 가을을 지나
거리마다 그대와 함께한 기억들이
차가운 눈이 되어 난 그 자리에 얼어 붙고
녹여줄 또 다른 봄을 기다리네
나를 녹여줄 또 다른 봄을 기다리네
녹여줄 또다른 봄이란 사랑을 기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