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 옆의 칼국수집 만두 통에서 김이 나네
구수한 만두 찌는 냄새 골목에 꽉 찼는데
한 손에 배달통을 든 청년이 묘기 부리듯
자전걸 타고 나가시네
“곧 갑니다 가요” 전화 받는 아줌마 바쁘네
순두부 기다리는 아가씨 젓갈을 쪽쪽 빨고 있고
흰 모자 쓴 주방장 아저씨 땀을 뻘뻘 흘리네
정신 없이 국수를 빼다가도 문이 열릴 때마다 인사하네
“어서 옵쇼 어서 옵쇼 이쪽으로 자리 내드려요”
바뻐요 국수 빨리 줘요
배고픈 얼굴들 아기 같은데
점심시간 바쁜 칼국수집 정말 사람 사는 것 같네
지하 다방 옆 대구탕집 입구에 서서 기다리네
얼큰한 대구탕 국물 냄새 복도에 꽉 찼는데
한 손에 행주 들고 치워대는 아가씨들
정신 없이 뛰어다니는데
곧 갑니다 가요 주문 받는 아저씨 바쁘네
차례를 기다리는 신사들 목젖이 쭉쭉 늘어지고
아까운 점심시간 반절이 침만 삼키다 가네
정신 없이 주문을 받다가도 손님이 갈 때마다 계산하네
얼맙니까? 얼마예요!
다음에 또 들러주세요
바뻐요 대구탕 빨리 줘요
배고픈 얼굴들 아기 같은데
점심시간 바쁜 대구탕집 정말 사람 사는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