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49

몬순누이
앨범 : Monsoon Nui 3

심사가 뒤틀려 배알이 꼬인다
장소는 좁다란 케이지 안
날카로운 발톱도 놈에겐 안 먹혀
구둣발로 채이지 난
거대한 천막에 옮겨져 와
날 선 채찍에 베이고 매일 취한다
지옥도 그 속엔 천국이 존재해
당신의 이름은 메이시앙
불 쇼가 짜여 진 날엔
살갗이 어김없이 까맣게 데이지만
어루만져 줄 당신의 손길을 기대해
고통의 시간도 개의치 않아
관객의 표독스런 눈길과
가득 찬 악의적 어투는 내세의 피안으로
가지 못할 자신에 대한 분노라
그조차 난 개의치 않아
점점 더 익숙해지는 학대와 갇힌 생활
어느덧 제일 친한 친구도 생겼지
자이푸르산 코끼리 등허리 제일 뒤 앉아
꼬리를 부딪히며 논다
그 순간 삶은 날 내치지 않아
이렇듯 내밀한 동경과
예상 밖의 작은 행복은 생의 위안
세월이 갈수록 난폭해지던 그 놈은
누구도 제지할 수 없는 폭행을 일삼아
죽은 친구와 밤새 유린된 메이시앙
심사가 뒤틀려 배알이 꼬인다
분노를 토하며 외치지만
되돌아오는 건 공허한 메아리
뜨거운 물벼락 채찍질만
약물에 취해 재주를 넘고
불쾌하기만 한 환호를 받아
난 너무 지쳤고 썩 피곤해
철장 그 안으로 마음을 닫아
자신을 더욱 단호히 가둬
이 생은 이미 다 아는 바닥
잔인하고 혹독한 사람과
잔혹한 세상의 반은 나락
내가 딛고 선 이 곳은 그
반의 반의 반의 반
분노할 수도 절망할 수도 없이
길든 의식 환영을 와락 껴안고 자
먼 고장 떠나는 발걸음 흥겨운 가락
어미는 새끼를 아비는 매끼를 책임져
보리수 아래 안기는 바람
탄내가 진동해 입 안엔 쥐어뜯긴 살점과
검붉은 핏물이 가득해
경동맥을 씹은 후 눈알을 빼먹고
등유를 뿌린 후 횃불을 지폈지
사타구니를 적시며 죽기 전 불타는
그놈의 심장은 그제서야 따뜻해
메이시앙의 침실에도 불을 지피며
그녀에게도 죽음이 안식이다 싶었지
불타는 천막을 벗어나
가지와 가지를 오가며 본성을 터득해
세상 어디든 그놈과 그녀가 곳곳에 존재해
뛸 듯이 기뻤지
그때마다 영장류의 입 안엔
쥐어뜯긴 살점과 검붉은 핏물로 가득해
인간 영장류 좁다란 케이지
바깥도 또 다른 케이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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