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을 가로질러 대양을 건너서
문명을 건너고 문화를 넘어서
그들이 조선에 왔을 그 겨울
그들의 나이는 스물하나
그리고 스물여섯
여기 꽃다운 이십 대의
아름다운 꿈을 보라
산과 들을 넘고 강을 건너서
만난 얼굴들 웃음과 눈물들
그들이 조선에 왔을 그 겨울
그들이 대면한 얼굴
그리고 그 너머
빛나는 미래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을 보라
몰아치는 비바람에
자녀를 묻고
남편을 묻고
언니를 묻을 때
그들이 눈물로 대면한 모습은
이 땅의 고난이 아니라
오직 한 얼굴
그리스도의 얼굴과 마주친
이들을 보라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자신이 죽을 때에야
많은 열매를
비로소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보입니다
이들이 선교사를
보내는 날이 오는 걸
우리는 보입니다
이들의 자녀가
타국을 돕는 날이 오는 걸
우리는 함께 봅니다
(조선이 땅끝을 찾아
증인으로 떠나는 것을)
나는 봅니다 (십자가를 질 수 있나)
그 모습을 (죽기까지 따르오리)
우리가 대면해야 할 얼굴
이 땅을 옥토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얼굴
쏟아부은 그들의 땀과 피의 헌신
몰아치는 비바람에
자녀를 묻고
남편을 묻고
언니를 묻을 때
그들이 눈물로 대면한 모습은
이 땅의 고난이 아니라
오직 한 얼굴
그리스도의 얼굴과 마주 선 이들을 보라
그리스도 얼굴과 마주 선 이들 보라 보라
보라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