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느즈막한 끝물에 남은
당신과 못다 한 사랑이
밤하늘을 집어삼켜도
함께한 지난날을 끌어안았죠
닻별 하나 밝아있던 밤 아래
뻗은 손끝보다 열 걸음 앞선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이 모이면
새하얀 연꽃들은 피어나겠죠
이대로 사라져도 좋을 밤
이대로 흩어져도 웃을 날
당신이 없을 하루를
우리가 없을 내일을
떠나간 그대 작은 등 위로
기억을 오롯이 재우고서
새벽에 띄운 이 마음
텅 빈 은하수에 띄운 소원 하나
흐린 걸음 뒤를 고요히 밟아
머문 그리움을 감싸 안으면
우리를 향한 이 사랑은 어느새
겨울밤 달빛 아래 반짝이겠죠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엔
웃으며 안아줄 수 있겠죠
휘어진 웃음 사이로
기울은 어깨너머로
바라던 그대 넓은 품에서
살며시 눈물을 흘린대도
연못에 띄운 이 등불
텅 빈 바람결에 그린 소원 당신
수십 번은 바랬을 순간에
드리운 당신 모습에 다가가
품에 안고서
가을이 처마 밑을 스쳐도
겨울이 마루 위를 지나도
두 손을 마주 잡고서
내일을 향해 걸으면
다가올 햇살 어린 계절에
우리는 같은 숨을을 쉬겠죠
하늘을 덮은 연구름
봄날 연리지가 남긴 사랑 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