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주 어릴 때 우리 반에서
앞에서 첫 번째 줄에 앉았고
여자애들에게도 전혀 인기가 없었어
성격도 소심한 축에 들었고
유난히 몸이 약해 자주 아팠어
한마디로 말해 별 볼일 없었단 얘기지
그러던 어느 날 양호실에서
배탈이 나 드러누운 그 앨 보았고
내 생애 처음으로 사랑에 빠져버렸어
얼마 후 소풍 날 하필 그 애가
우리 반 아이들 몽땅 모인 앞에서
나의 촌스러운 바지를 놀려대는 거야
당황해버린 난 얼굴이 빨개져 숨이 막혀와
어쩔 줄 몰라서 우왕좌왕 하다가
그만 손을 들어 그 애 뺨을 때렸지
I’m sorry I’m so sorry 정말 미안해 나의 천사여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도망가던 길은 멀기만 했지
I’m sorry I’m so sorry 결국 말하지 못했던 그 말
그토록 오랜 세월이 가도 가슴에 남아
우연히 들러 본 동창회에서
숙녀가 된 그 애를 다시 만났고
우린 진짜로 사랑에 빠졌으면 좋았겠지만
영화에나 나올 법한 그런 얘기지
졸업 후 다시는 그 앨 못 봤어
결국 삶이란 영화가 아니란 얘기야
정말 아주 우연히 어느 하늘 아래 길을 걷다가
스치듯 지나쳐 갔을 수도 있겠지
너는 내 얼굴을 기억할 수 있을까
I’m sorry I’m so sorry
정말 미안해 나의 천사여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도망갔던 길은 멀기만 했지
I’m sorry I’m so sorry
결국 말하지 못했던 그 말
그토록 오랜 세월이 가도 가슴에 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