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지하철을
반대로 탔나 봐요
역이 지나갈수록
멀어져만 가네요
여기서 내리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오늘은 진짜 일찍
자려고 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뛰지 말걸
역 앞에 있던
예쁜 카페나
한 번 들어가 볼걸
내 하루 중에
가장 바쁜 곳이에요
사람은 많은데
이렇게 조용하네요
창문 밖은 온통
새까만 벽이에요
덜컹이는 기차만
나를 달래주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비집고 타지 말걸
바닥만 보는
이 사람들은
집으로 가는 걸까요
이번에 내려야 하는데
누구한테 얘기해야 할까요
내 말을 들어주기엔
다들 너무 바빠 보이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천천히 기다릴걸
이제 와서야
조급해지는
바보 같은 마음이에요